우리 문화에서는 ‘선택’이라는 말을 참 많이 사용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슈퍼마켓 진열대’ 앞의 선택이라고 부를 만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진열대에 많은 물건들이 쌓여 있고, 나는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와 선택을 일련의 단절되고 파편화된 선택 행위로 다루는 것이며, 내가 원하는 것을 피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나는 그 물건을 가질 수도 있고 갖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서 내가 “자유롭게” 선택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소비자 심리에 최고 권위를 부여하며, 그 결과 우리 존재의 바탕에 있는 열망의 방향에 대해 진진한 물음을 던지는 데 실패합니다. 우리의 삶 깊은 곳에 흐르는 변화의 물결은 느리지만 끈기 있게 찾아내고 하나님께서 원하는 모습대로 자라가는 삶의 자리를 발견하는 자유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사랑, 그것은 우리를 풍요롭게 하고, “헌신해” 살아 움직이게 하며, 생기로 충만하게 합니다. 사랑은 사람들이 흔히 그리는 모습처럼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기쁨을 향해 열린 상태를 가리킵니다.

사랑은 선을 행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인류 전체, 구체적인 한 인간, 하나님을 존중하는 일입니다. 사랑은 다른 사람을 기뻐하고, 다른 사람의 실패를 즐거워하지 않으며, 생명과 기쁨을 낳는 진리를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로완 윌리엄스, “제자가 된다는 것”중에서